SK그룹은 지주회사 출범 3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최태원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4시간 동안 성장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신 에너지 확보는 태양광, 바이오 연료, 2차전지 등 녹색 에너지 분야가 핵심이다.
올해 4000억원의 투자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4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SK그룹은 이를 통해 1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는 5월 말 대전에 자동차용 중대형 2차전지 생산라인을 완공했다. 바이오 연료인 바이오 부탄올 생산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환경 구축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도시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 시티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이산화탄소로 만드는 플라스틱(그린폴) 등 친환경 소재 ▶수(水)처리 사업을 말한다. 2020년까지 4조2000억원을 투자해 9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판교 신도시, 전주·완주 혁신도시의 스마트 시티 관련 사업에 참여한 데 이어 5월 중국 최대 건설사인 중철2국(中鐵2局)과 손잡고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진마강 유역에 지어지는 ‘진마 스마트 시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산업혁신 기술개발에는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제조·유통·금융 등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키는 산업생산성 증대(IPE) 사업 ▶자동차와 무선망을 연결한 ‘커넥티드 카’ 사업 ▶모바일 원격진료 ▶신약 개발 사업이 포함된다. 세 분야 중 가장 많은 8조8000억원이 투입되며, 2020년까지 생기는 일자리는 2만2000개다.
SK텔레콤은 국내 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참여한 데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유·무선 통신사업자인 텔콤과 IPE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관련 사업의 영역을 해외로 넓히고 있다. 이와 별도로 SK그룹은 해외자원 투자도 계속 늘리기로 했다. SK는 현재 우리나라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5억2000만 배럴의 원유·가스를 확보하고 있다. 2015년까지 이를 10억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철광석·천연고무 투자도 확대한다.
SK그룹이 올해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돈은 1조3000억원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총 7조원을 투자한다. 최태원 회장은 회의에서 “신성장 사업 분야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기회 선점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SK그룹’ 출범=SK그룹은 그간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중국 사업을 총괄할 SK차이나가 1일 베이징에서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SK차이나에는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신사업(G&I), 도시개발과 경영지원 부문이 각각 회사 내 회사(CIC) 형태로 소속돼 있다. 인력은 중국 현지인 400여 명과 한국인 150여 명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은 SK차이나 출범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중국을 또 하나의 국내시장으로 보는 도전적 시각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SK그룹은 중국 외에 중남미(자원개발)·중동(자원확보·인프라)·동남아(통신·자원개발)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