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객기 추락 225명 모두 사망 "공중 폭발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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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홍콩=이양수 특파원, 외신종합]대만 중화항공(CAL) 소속 여객기가 25일 오후 대만해협 펑후(澎湖)섬 근처에서 추락, 승객 2백6명·승무원 19명 등 탑승자 2백25명 전원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날 아프리카 남동부의 모잠비크에서는 열차 충돌로 2백여명이 숨졌고, 인도에서는 감전사고로 60여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주말 곳곳에서 대형사고가 잇따랐다.

◇아시아서 또 항공 참사=타이베이(臺北)를 떠나 홍콩으로 가던 중화항공 CI 611편에는 대만인 1백90명과 홍콩·마카오 출신 14명 등이 타고 있었으며, 한국인 승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항공당국인 항공안전위원회는 26일 "중화항공기는 이륙 20분쯤 뒤 고도 3만피트 상공에서 네 동강이 나 추락한 것으로 결론지었다"며 공중폭발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위원회는 "군 레이더에 네 동강 나는 장면이 선명하게 포착됐다"고 말했다. 웨궁난(樂鞏南) 전 홍콩 민항처장은 "연료펌프 안에서 불꽃이 튀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여객기 잔해는 대만해협 해상 외에 인근 육지에서도 발견돼 추락 전 공중폭발설을 뒷받침했다.

중화항공측은 "여객기가 오후 3시8분(현지시간) 타이베이 공항을 이륙한 뒤 3시30분쯤 갑자기 교신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22년8개월 된 보잉 747-200 기종으로 태국의 오리엔탈 타이항공에 매각돼 다음달 인도될 예정이었다. 구조대는 시체 1백여구를 수습했으며, 생존자는 한명도 찾지 못했다.

아시아에선 지난 4월 중국 국제항공공사의 보잉기가 김해공항 인근에 추락했고 이달초 중국 북방항공공사의 비행기가 다롄(大連)시 인근 바다에 추락하는 등 최근 사고가 빈발했다.

◇꼬리 문 대형사고=25일 오전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에서 북쪽으로 40㎞가량 떨어진 모암바 역에서 1천여명이 탄 열차가 앞서 가던 화물열차와 추돌, 2백여명이 숨졌다. 수백명의 부상자가 구조됐지만 열차 안에 갇힌 이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토머스 살라마오 교통장관은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람의 실수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인도 북부의 우타 프라데시주에선 25일 오후 버스가 고압 전력선과 충돌, 최소 60명이 감전사했다. 희생자들은 결혼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하객들이었다.

목격자들은 "버스 지붕에 쌓여 있던 자전거들이 고압전류용 케이블에 얽히면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함께 타고 있던 신랑과 신부는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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