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고 8년 만에 '지원 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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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05학년도 실업계 고교의 신입생 모집에서 애니메이션.조리.자동차 등 특성 있는 교육을 하는 학교에 지원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716개 실업계 고교의 신입생 원서 접수 상황(대부분 지난 9, 10일 마감)을 분석한 결과 16만1527명 모집에 17만2471명이 지원해 전국 평균 1.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모집 정원보다 1만944명이 많은 것으로 정원에서 3287명이 모자랐던 지난해(경쟁률 0.98대 1)는 물론 교육부의 관련 자료가 남아 있는 1998학년도 이후 처음 정원을 넘긴 수치다.

서울이 2만4770명 모집에 2만6525명이 지원해 1.07대 1을 기록했으며, 부산(1.12대 1). 대구(1.29대 1).인천(1.08대 1).대전(1.06대 1).울산(1.14대 1) 등 대부분 시.도가 모집 정원을 넘겼다. 그러나 강원(0.88대 1).전남(0.81대 1).제주(0.97대 1)는 미달됐다.

경기도 지역에선 한국애니메이션고가 5.17대 1, 한국조리과학고 4.73대 1, 한국도예고 1.90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부산에서도 부산자동차고(3.17대 1).부산해사고(2.56대 1) 등이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서부공고(3.35대 1).대구전자공고(2.68대 1)와 전북 한국경마축산고(1.83대 1)의 인기도 좋았다. 대부분 이들은 취업에 유리한 실업계 특성화고다.

부산자동차고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중학교 성적이 중상위권인 학생이 많아 지원자 수준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초 취업률은 대학이 56.4%, 전문대가 77.2%인 반면 실업고는 87.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신입생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08학년도부터 내신 비중이 커지고 대학들이 정원의 3%를 동일계 특별전형(정원외)으로 뽑게 돼 취업.진학 중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실업계 고교는 수업료 감면이나 장학금 등 경제적 혜택이 크고 사교육비는 적게 들어 '생계형 지원'도 늘었을 것으로 교육부는 분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1월 예정된'직업교육 혁신방안'이 발표되면 실업계 고교의 인기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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