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湖巖賞>시상식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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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해 호암상 수상자들은 3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별로 한 명씩 포진해 있는 점이 이채롭다. 이현재 호암재단 이사장은 "수상자들을 보면 모든 연령 대에서 한국인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치하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지정환 신부는 수상 소감을 마치 하느님과 대화하는 듯한 이야기체로 꾸며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지신부는 "오, 하느님 제가 호암상 받는 것을 아십니까"로 말문을 연 뒤 하느님 역할을 할 때에는 굵은 톤으로 목소리를 변조했다."정환아, 네가 누구 덕으로 상을 받는지 알고 있느냐." "예 제가 40년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이런 식의 대화가 오고가다 하느님 목소리로 "그러면 최근에 무지개 마을에서 화장실 청소한 기억이 있느냐"고 말해 엄숙했던 시상식장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수상자들 모두가 자신을 헌신적으로 돌봐준 부모님과 배우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예술상을 받은 발레리나 강수진씨는 최근 결혼한 터키인 남편을 가리키며 "남편이 있었기에 예술이 진정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과학상을 받은 노만규 교수는 수상 소감 중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대목에선 영어로 말해 외국인 아내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번지게 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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