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겸 가수 박용하씨. [중앙포토]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파라과이전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아침을 맞은 일본의 박씨의 팬들은 오전 9시쯤 전화와 블로그·트위터 등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2만 명에 이르는 고정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추모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 팬은 이날 오전 블로그에 남긴 ‘용하 사랑해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무도 용하를 진정으로 챙겨 주는 사람이 없었던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늘나라에 가서도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길 바란다. 명복을 빈다”며 슬픔을 토로했다.
아이치(愛知)현의 한 여성 팬은 “일본 각지에서 열린 박용하의 공연은 언제나 나에게 행복한 순간들이었다”며 그의 슬픔을 애도했다. 히로시마(廣島)의 50대 여성 팬은 “공연 때 운 좋게 맨 앞줄 자리에 앉기라도 하면 친구들에게 자랑하면서 행복했는데,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도 긴급 뉴스로 다뤘다. 지지(時事) 통신과 교도(共同) 통신은 30일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 ‘조인스’에 그의 사망 소식이 실린 뒤 불과 10여 분 만에 속보를 쏟아 냈다. 일본에서 주간 시청률이 가장 높은 NHK 위성방송은 30분 단위로 사망 소식을 내보냈다. 방송 앵커는 “겨울연가의 보조 주역이던 박용하가 숨졌다”고 전했다. 주요 스포츠·연예신문들도 석간에서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도쿄스포츠는 1면과 사회면에 갑작스러운 사망의 의문점과 생전의 활동상을 상세하게 전했다. 일본 네이버에서는 이날 오전 박씨의 사망 소식이 일본 월드컵팀의 8강 좌절 소식을 제치고 가장 접속 횟수가 많은 뉴스 1위를 기록했다. 일본 최대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과 2채널도 속보를 잇따라 내보냈다.
박씨 자살 소식을 1면 톱뉴스로 비중 있게 보도한 일본의 스포츠신문들. [도쿄=김동호 특파원]
도쿄=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