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비리 두 갈래 수사-평창종건 관련 '非理 고리'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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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홍업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평창종합건설과 관련된 비리 의혹으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지검 특수부에서 평창종건과 심완구 울산시장 등에 대한 내사를 벌이다 종결한 과정에 홍업씨 측이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새로이 제기되면서다.

김홍업씨 돈 12억원을 세탁해준 김성환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이 평창종건 유준걸 회장과 1백억원대의 거래를 했고, 회장 동생 유진걸씨가 홍업씨 돈으로 추정되는 32억원을 차명계좌로 관리해왔음도 드러나 있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김홍업-김성환-평창종건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준걸씨와 김성환씨의 돈 거래 경위, 유진걸씨 계좌에 입금된 돈의 성격을 밝히는 것이 홍업씨에게 쏠린 의혹을 규명하는 관건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평창종건 회장과 주고받은 1백억원 중 홍업씨의 돈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씨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홍업씨에게서 빌린 18억원 중 일부를 사채이자(연 60% 정도)를 받고 평창종건에 빌려주는 과정에서 사실상 홍업씨의 묵인 또는 부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홍업씨가 평창종건과 관련된 이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대가로 김성환씨를 통해 돈을 주고받았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이 모아져 있다.

또 홍업씨가 대학 동창인 유진걸씨를 통해 직접 돈세탁을 했거나 금품을 챙긴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씨가 신용불량자가 될 정도로 궁핍하게 살아왔던 점을 고려할 때, 그가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한 30억원은 홍업씨의 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은 "씨가 홍업씨를 등에 업고 이권청탁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도 일부 포착했지만, 그 금액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씨에게서 전직 정보통신부 장관 등 고위층들을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 평창종건이 정보통신사업에 진출하려 했고 그 과정에 홍업씨가 도움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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