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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당뇨, 미리 대비하자 ④ 끝 - 혈당 조절 힘들면 '인슐린 펌프'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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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역대 최연소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캐나다 의사 밴팅이다. 밴팅은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인슐린을 분리해낸 공로로 1923년 32세의 나이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밴팅 이후 당뇨 연구가 어디까지 발전했고 어떤 최신 치료법이 있는지 살펴본다.

◇최신 약물치료〓지금까지 당뇨환자는 먹는 혈당 강하제의 복용과 인슐린 주사란 두 가지 방법에만 의존해왔다. 둘 다 인슐린의 양을 늘리는 쪽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인형 당뇨환자들은 인슐린의 양보다 질에 문제가 있다. 즉 인슐린이 췌장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지만 실제 체내에서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능은 발휘하지 못한다. 최근 국내 의료계에 도입된 글루코파지나 아반디아·악토스 등 신약은 인슐린의 질을 향상시키는 신개념 당뇨 치료제. 기존 치료제로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경우 의사 처방을 거쳐 이들 신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리스프로 인슐린과 글라진도 알아두면 좋다. 기존 인슐린 주사는 식사하기 30분 전에 주사해야 하지만 리스프로 인슐린은 효과가 빠르므로 식사 직전에도 주사할 수 있어 사업가 등 식사가 불규칙한 환자에게 편리하다. 글라진은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인슐린 주사로 하루 한 차례만 주사(통상은 2~4회)하면 된다. 기존 인슐린 주사에 비해 저혈당 부작용도 작다.

◇인슐린 펌프〓혈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라면 기계가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사하는 인슐린 펌프를 참고할 만하다. 배의 피부에 부착하는 인슐린 펌프는 특히 나이가 젊어 일찍부터 합병증 예방을 위해 엄격한 혈당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권장된다. 국산도 나와 있다. 가장 큰 흠은 하루 네차례 이상 혈당을 재기 위해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야 한다는 것. 기계 값도 2백만~4백만원으로 다소 비싸다. 임대는 가능하다.

◇췌도세포 이식술〓췌장을 통째로 이식하는 것보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도세포만 추출한 뒤 당뇨 환자의 간에 주입하는 치료. 주로 뇌사자의 췌장을 이용하며 복강경으로 간단하게 이식할 수 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시술 중이다. 췌도세포 이식술은 어떠한 약물로도 혈당조절이 안되는 난치성 당뇨환자가 대상이다. 주로 인슐린 분비 자체가 안되는 1형 당뇨(소아 당뇨)의 치료에 활용된다.이식후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다. 또 뇌사자가 기증한 췌장도 많지 않다.

◇최신 연구동향〓국내 연구진의 당뇨 연구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삼성서울병원 이명식 교수의 TNF 억제를 통한 당뇨의 치료다. 이교수는 지난해 미국면역학회지에 TNF란 물질이 췌장을 파괴시켜 당뇨가 발생함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항체를 투여함으로써 당뇨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해낸 것. 특히 1형 당뇨의 경우 예방 확률이 80%나 됐다.

연세대 의대 내과 이현철 교수는 99년 유전자치료를 당뇨에 처음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쥐의 간에 주입해 췌장 대신 간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한 것. 아직 동물실험 단계의 성공이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사람에게 적용될 경우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 주신 분〓삼성서울병원 내과 이명식 교수, 서울아산병원 외과 김송철 교수, 아주대병원 내과 이관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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