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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한번으로 '빠른 길'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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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강남까지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김모(33)씨에게 텔레매틱스(Telematics·자동차 정보시스템)는 훌륭한 길잡이다. 어느 길이 막히는지를 음성으로 친절하게 알려줄 뿐만 아니라 처음 가는 길은 교통상황에 따라 최적의 경로를 찾아 안내해 준다. 게다가 인근 주유소ㆍ음식점ㆍ관공서ㆍ숙박시설의 전화번호는 물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주차가 가능한지도 알려준다.

김씨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이뿐만 아니다. 사고가 나서 운전자가 정신을 잃더라도 사고위치를 자동추적해 가까운 경찰이나 구조대에 연락해준다. 운행 중인 차량의 고장 유무도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동통신과 컴퓨터 기술이 자동차와 결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실제로 보여주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아직 1만명선이지만 유용한 부가 서비스가 계속 개발되고 있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텔레매틱스란='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다.

이동통신과 위치측정 기술, 첨단 지리정보 시스템을 자동차에 접목해 차량사고나 도난감지, 운전경로 안내, 교통 및 각종 생활편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종합서비스 시스템을 말한다. 자동차와 무선 인터넷이 연결됐다고 보면 된다.

제너럴모터스가 1996년 '온스타'란 시스템을 고급 차종에 적용한 것이 처음이다.

국내에선 KTF가 대우자동차와 공동으로 지난해 11월 선보인 '드림넷' 서비스가 처음이다.

◇어떤 서비스 있나=KTF 드림넷은 차량사고 자동 감지, 도난차량 추적, 긴급 출동, 원격 잠금장치, 주행경로 안내, 교통정보 제공 등 12가지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전·보안 관련 서비스의 경우 차량사고가 났을 때 위치측정 위성(GPS)과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자동으로 사고차량의 위치를 추적해 가장 가까운 119 구조대에 알려준다. 60만건의 시설물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전국에 있는 주유소·음식점의 정보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NATE 드라이브'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 역시 ▶교통상황이 반영된 빠른 길 안내▶실시간 교통정보▶주유소·음식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주변시설물 찾기▶뉴스·증권·날씨·골프 등의 생활정보▶차량이나 운전자의 위급상황 발생시 견인차나 구급차가 출동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LG텔레콤은 현대·기아자동차와 함께 월드컵 기간에 '아톰'이란 브랜드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019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운전자가 차량 안에서 교통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전자상거래와 금융거래도 할 수 있다.

◇이용방법과 요금=고객이 NATE 드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전용 휴대전화와 내비게이션 키트가 필요하다. 전국 대리점에서 구입해 장착할 수 있으며 전용 단말기와 내비게이션 키트의 가격은 70만원선이다.

차 안에선 카폰으로, 차 밖에선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 요금은 월 2만원으로 음성 요금과 데이터 요금은 별도로 내야 한다.

드림넷은 이용방법이 다르다. 대우자동차 구입자가 옵션으로 선택하면 자동차에 장착돼 나온다. 따라서 차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최초 가입 후 1년간은 기본료 1만5천7백원에 음성 통화요금과 데이터 이용료만 내면 된다. 서비스 가입 1년 뒤부터는 1만8천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전망=앞으로 음성 명령만으로 전화걸기·전자메일 주고받기·주식시황 확인 등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물론 초고속 무선 인터넷으로 정보를 음성·텍스트·동화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장기적으론 차 안에서 '라디오'라고 말하면 라디오가 켜지고 '인터넷'이라고 하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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