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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마린스키만 아셨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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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MSCB)'의 첫 내한 공연이 18~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국립극장의 '사랑대축제' 초청 케이스로 공연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클래식 발레의 모국인 러시아(옛 소련 포함)에서는 오랫동안 볼쇼이와 마린스키(옛 키로프)발레단이 명성을 양분했다. MSCB는 둘의 아성에 도전해 1970년대 이후 일취월장한 러시아 발레의 새로운 강자다. 무용수들의 테크닉과 완성도에서 외려 볼쇼이나 키로프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 단체의 20여개 레퍼토리 가운데 국제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걸작이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작곡의 3막 발레로, 38년 키로프 발레극장(안무는 바냐 프소타)에서 세계 초연된 것을 81년 MSCB의 예술감독 나탈리아 카사트키나와 블라디미르 바실료프가 재안무해 크게 성공했다. 이번 내한 공연의 버전은 바로 이것이다.

러시아 인민예술가로서 여전히 건재한 카사트키나(68)와 바실료프(71) 부부는 MSCB의 오늘을 있게 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둘 다 볼쇼이의 주역 무용수 출신이지만 MSCB가 볼쇼이와 구별되는 창의적인 작품 세계를 이룩한 데는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이들은 굳건한 클래식 발레의 전통 위에 참신하고 발랄한 감각미를 첨가해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발레 미학을 구축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청춘남녀의 지순한 사랑이야기다. 38명의 무용수들은 몬태규가와 캐퓰릿가의 반목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맹목적인 사랑,그리고 이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솔로 혹은 화려한 앙상블로 재현한다. 주역으로 올가 파블로바(줄리엣)와 안드레이 로파예프(로미오)가 나선다. 리로프 블라디미르의 지휘로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안무)은 2000년 국립발레단에 의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유니버설발레단(UBC)도 다음달에 공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비교적 뒤늦게 소개됐지만 새롭게 각광받는 레퍼토리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 관람료 2만~8만원. 02-2274-3507~8.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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