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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최초 여성대통령 탄생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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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칠레에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 집권 중도좌파 연정을 이루고 있는 기독민주당의 솔레다드 알베아르(54.(上))와 사회당의 미셸 바셸레(52.(下))가 유력한 후보다. 이들 중 한명이 연정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에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내년 대선에서는 야당인 독립민주연합의 요아킨 라빈 전 산티아고 시장이 이들 중 한명과 맞붙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론조사는 두 여성 중 누가 나서더라도 남성인 라빈을 누를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 화려한 경력=국방장관을 지낸 바셸레는 민주투사형이다. 저명한 장군이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피노체트 독재시절 투옥돼 감옥에서 사망했다. 그녀 또한 아버지처럼 투옥돼 고문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출소 후에는 해외로 추방돼 호주.동독을 전전했다.

귀국해서는 소아과 의사로 활동했다. 2000년에는 보건장관, 2002년에는 국방장관에 임명돼 전국적인 인물로 부각됐다. 서민적이면서도 보스 기질이 강한 바셸레는 국민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알베아르의 경력도 화려하다. 지난 14년 동안 3개 정부에서 연속으로 외무장관 등 각료직을 역임해 왔다. 그러면서도 중산층 출신임을 강조한다.

그녀는 "나의 인생은 다른 여성들과 비슷하고 내가 이룬 것은 순전히 나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알베아르는 사회당보다 조금 더 보수적인 기독민주당 출신이다. 부동층을 잡는 데는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 누가 유리한가=바셸레는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의 대선후보로 이미 지명됐다. 반대로 알베아르는 아직 기독민주당의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연정의 대선후보 선출방식은 없다. 당원 전체를 상대로 경선하면 바셸레가 유리하다. 양당 지도부가 모여 '추기경 선출방식'으로 뽑으면 알베아르가 후보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인 라빈 측은 상대후보로 여성이 나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라빈을 지지하는 상원의장 헤르난 라르라인은 "여성보다는 남성 후보와 맞서는 것이 더 낫다"며 "여성후보를 상대로 인신공격을 하면 비신사적으로 보이고 역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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