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보다 수출株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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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욱 커졌다.

증시 조정의 폭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금리가 상승할 때는 내수주보다 수출주에 초점을 맞추고, 금융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채권 등 금융자산이 많은 수출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금리상승으로 내수가 위축돼도 실적이 덜 나빠지는 데다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9일 "향후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의 영향을 덜 받고 수익성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콜금리 인상으로 증시는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겠지만 점차 경기회복이 확산되면서 실적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컨대 금리상승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 증권사의 이강혁 연구원은 "앞으로 금리상승 속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현재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우량주들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와 주가는 나란히 올랐었다. 과거엔 금리와 주가는 대체로 거꾸로 움직였다.

이 연구원은 "금리·주가가 함께 오른 것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해 금리 상승을 감내할 만큼 체질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 증권사도 금리상승기의 투자 유망 종목을 추천하고 있다.

<표참조>

한국투신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금리상승으로 내수 경기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내수주보다 수출관련주에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경기회복기에 투자 유망한 전기전자·철강·기계·운수장비·화학 업종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높은 대신 금융비용 부담률이 낮은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콜금리가 인상된 지난 7일 이후 이틀 연속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오르는 등 금리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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