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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민주.한나라후보확정<서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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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월 13일 실시되는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구청장선거에 입후보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상 최초의 당내 경선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새 구청장 선거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2파전으로 사실상 굳어졌다.

그러나 아직 후보를 발표하지 않은 자민련과 경선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등이 선거 판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줄줄이 고배를 든 현직 구청장=3선에 도전하던 현직 구청장들이 '상향식 경선'이란 변수에 부딪쳐 대거 탈락했다. 특히 한나라당 현직 구청장은 모두 경선관문을 뚫은 데 비해 민주당은 14명의 현직 구청장 중 절반인 7명이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경선 참여를 포기했다.

경선을 통과한 민주당 구청장은 김동일(중구)·고재득(성동)·정진택(중랑)·임익근(도봉)·박원철(구로)·노현송(강서)·김희철(관악)등 7명이다. 한나라당은 박장규(용산)·이기재(노원)·노재동(은평)·조남호(서초)·권문용(강남)·이유택(송파)·김충환(강동)·정영섭(광진)·김우중(동작·당적변경) 등 현직 구청장 9명이 모두 경선을 통과해 본선에 도전한다.

두각을 나타내던 민주당의 현역 구청장들이 당내 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은 지구당 위원장과의 '불편한 관계'가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3선 구청장이 되면 연임제한 규정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 임기가 되기 때문이다.

지구당 관계자들은 "3선 구청장의 상당수가 임기 후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지 않겠느냐"며 "위기를 느낀 일부 지구당 위원장들이 경선에서 상당히 견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의원·전문직 출신 강세=시의원과 전문직 출신들이 구청장 후보로 대거 진출한 점도 주목된다.

민주당 강남구청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양한 전 시의회 부의장까지 합하면 모두 10명의 시의원이 이번 선거에 구청장 후보로 나서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경선제 도입으로 구정에 매달려야 하는 구청장보다 동네를 누비며 주민들과 일일이 접촉할 수 있는 시의원들이 더 유리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후보로 선출된 시의원 중에는 서울시의회 이용부(민주·송파)의장,유일한 여성 후보인 이금라(민주·강동)시의원 등이 눈길을 끈다. 또 시의원 출신인 고용진(노원·민주)씨는 민주당 김민석 서울시장 후보와 가까운 대학 후배다.

이외에 의사·변호사·금융인 등 전문인 출신 후보도 늘어났다. 강북구청장 후보로 나선 김현풍(한나라)씨는 치과의사, 김재룡(관악·한나라)씨는 증권감독원을 거쳐 한화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또 현동훈(서대문·한나라)씨는 현직 변호사,정진원(영등포·민주)씨는 35년째 약국을 경영한 약사 출신이다.

◇경선 후유증=일부 경선 탈락자들은 불공정 경선을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한나라당은 7일 현재 종로·광진·중랑·성북구 등 경선 과정에 이의를 신청한 지역에 대해 중앙당에서 심사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도 7일부터 성북·종로·동대문·은평·양천·금천구 등 이의신청이 제기된 16개 지역에 대해 공천심사를 실시 중이다.

민주당의 경우 진영호(성북)·유덕열(동대문)·허완(양천) 등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구청장들이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해 놓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4표차로 떨어진 진영호 성북구청장은 "부부와 자녀 등 한 가정에서 5명의 선거인단이 나오는 등 불공정 사례가 속출했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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