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代 직원 내보내는건 기업자산 스스로 깎는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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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기업들이 40,50대 직원을 내보내는 것은 자산을 스스로 깎아먹는 일입니다. 경험과 지식 면에서 베테랑인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좋은 경영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세계 1위의 화장품 업체인 프랑스 로레알의 프랑수아 바쉬(60·인사 담당)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직원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추세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레알코리아의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새로 채용할 임원을 직접 면접하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현재 7백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는 로레알코리아는 매년 20%이상 매출(지난해 1천2백20억원)이 늘어남에 따라 올 하반기에 3백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로레알은 랑콤·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브랜드로 유명하며, 지난해 1백50개국에서 16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로레알이 원하는 인재는.

"'시인과 농부'같은 인재다. 시인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농부의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을 함께 가진 인재를 원한다. 땅에 발을 딛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한 방안은.

"가능성이 큰 젊은 인력을 채용하고 충분한 수습교육을 거쳐 실무에 투입한다 .국적·성별·인종을 안가리고 재능과 개성이 풍부한 인력을 채용한다. 세계 유수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직장인들의 퇴직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로레알은 전체 급여의 약 6%를 직원 교육과 경력 개발에 투자한다. 40대라면 이미 업무는 물론 회사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투자를 많이 해 키운 인재를 놓친다면 회사로서는 큰 손실이다.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도 많다. 나도 아직 퇴직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직원 이직을 막는 제도는.

"회사가 번창하고 흥미로운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시장을 어떻게 보나.

"한국은 본사가 정한 10대 전략국가 중 하나다. 한국 여성은 화장품 시장에서 매우 큰 잠재력을 지닌 소비자일 뿐 아니라 수준이 매우 높다. 한국 소비자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테스트 마켓이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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