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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추사가 쓴 글씨, 겸재가 그린 해인사 … 경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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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조선조 진경시대를 연 ‘화성(畵聖)’ 겸재 정선(1676~1759)이 비단에 수묵 담채로 그린 ‘해인사’. [옥션 단 제공]

조선시대에 문화 분야를 각별히 이해하고 즐겼던 임금으로 꼽히는 정조 대왕(1752~1800)이 쓴 글씨 어필(御筆)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 산하를 닮은 진경산수화로 한국 미술계에 중국 미술과 다른 독립정신을 불어넣은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해인사 사생은 어떻게 생겼을까.

옛 그림과 글씨의 본 모습을 현대에 알리기 위해 설립된 ‘옥션 단’(대표 김영복)이 두 번째로 마련한 경매에 이처럼 평소 보기 힘든 명품들이 어깨를 겨누며 출품됐다. 고서화와 근현대 서화를 비롯해 현대미술과 도자 민속품 등 모두 165점이 나온 이번 경매는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작품들이 어우러져 감상 자체로 큰 기쁨이 되고 있다. 고서화 및 근현대 서화 115점, 현대회화 33점, 도자기와 민속품 16점, 대한제국 우표 1점 등이 컬렉터를 반긴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추사 김정희(1786~1856)가 남긴 글씨다. 추사가 큰 스승으로 모셨던 중국의 대학자 옹방강과 완원을 본 따라 쓴 글씨 석 점이 한자리에 모여 시공을 넘나든 천재들의 교유를 되씹게 한다. 일제강점기에 흩어졌던 유물들이 몇 십 년 만에 이렇듯 한 자리에 모인 것도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단 한 점도 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경수대(經受臺)’가 출품 된 것도 화제다. 불교의 사경 두루마리를 올려놓는 받침대인 경수대는 ‘축가(軸架)’라고도 불리는 희귀한 명품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예술성과 보존 상태가 뛰어난 명품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장욱진(1917~90)의 유화 ‘소와 아이’, 이중섭(1916~56)의 삽화 ‘MP’ 등이 나왔다.

경매에 나온 작품을 미리 볼 수 있는 ‘프리뷰’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수송동 5번지 동일빌딩 3층 옥션 단에서 이어진다. 경매는 7월 2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02-730-5408.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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