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경제 체력에 자신감 … 출구 보며 신발끈 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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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점진적 정상화’. 정부가 24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키워드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0 경제정책 방향’에도 등장한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도록 당분간 확장기조를 견지하되, 경기·고용 상황 등을 봐가며 거시정책기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표현에서 나타나듯 ‘확장기조’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이번 하반기 정책방향에선 ‘확장 기조’란 표현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최근의 경기회복 흐름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책기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출구를 향해 걸어가겠다는 뜻이다.

배경은 경제체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5% 내외에서 5.8%로 크게 올려 잡았다. 내년에도 5% 안팎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도 1월에는 연간 ‘25만 명+α’ 증가를 목표로 잡았으나 30만 명으로 5만 명 늘려 잡았다.

점진적 정상화에선 한국은행이 선수를 쳤다.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분기 총액한도대출의 한도를 1조5000억원 줄어든 8조5000억원으로 줄였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실적에 연계해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배정해 주는 제도다.

출구로 다가설수록 물가와 서민, 위기 이후 성장전략은 걱정이자 과제다.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점차 커져 하반기엔 3.1% 상승하고, 연간으로는 2.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망이라기보다는 목표다. 물가안정은 ‘친서민’ 기조와 연결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물가가 서민들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공공요금부터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되 불가피한 경우라도 인상 폭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귀식·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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