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북한 사설

“대한민국 살린 해외 참전 용사들에게 보은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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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60년 전 대한민국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했습니다. 전쟁 사흘 만에 서울이 함락됐습니다. 국군과 유엔 참전 용사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자유와 민주, 경제발전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땅, 한 뼘도 거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발전된 대한민국이 은혜를 갚을 때가 왔습니다.” 지난 21일 창립한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 백선엽 장군의 환영사 중 한 대목이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올해 국가와 민간 단체들이 주도하는 각종 기념사업들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전쟁기념재단은 외국 파병용사들의 손자녀들을 위한 장학금과 한국 유학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한 순수 민간단체다. 국민성금을 모아 이들 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한다.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6·25전쟁은 세계 최빈국(最貧國)이던 대한민국이 현재 세계 지도에서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게 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전후 우리는 피나는 노력으로 이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시 우리를 도왔던 해외 참전국은 전투지원 16개국과 의료지원 5개국 등 모두 21개국. 이 중 일부 국가들은 현재 우리보다 형편이 크게 어렵다. 적어도 이런 국가 출신 참전 용사들에 대해선 어떻게든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한국전쟁기념재단 사업이 번창하길 기원한다. 창립기념식에서 이홍구 전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의리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민족이 우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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