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에 가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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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야기는 도쿄(東京)에서 북쪽으로 3백㎞ 정도 떨어진 일본 동해안 지역이다.

미야기현 현청 소재지인 센다이는 산림이 울창해 '숲의 도시'로 불리며 동북지역 교통과 산업의 중심지다.

센다이에는 일본 3대 절경 중 하나라는 마쓰시마(松島)가 있다.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에 그림 같은 섬 2백60개가 점점이 떠 있다. 섬마다 모양과 색깔이 다양하고, 수십가구 촌락이 올망졸망 모인 곳도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50분에 걸쳐 주요한 섬들을 스쳐 지나가는 유람선 투어가 인기다.

마쓰시마 입구에 있는 즈이간지(瑞巖寺)는 서기 828년에 창건한 고찰로 국보로 지정돼 있다. 경내에는 가류바이(臥龍梅)라는 매화나무 두 그루가 있다.

다테 마사무네가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병했다가 묘목을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가지가 뻗고 뻗어 둘레가 10m를 넘는 노목이 됐지만 지금도 꽃을 피운다. 기자가 찾아간 날 마침 왼쪽 나무엔 흰색, 오른쪽엔 분홍색 꽃이 만발해 있었다.

미야기현 와카나야기초(若柳町)에는 안중근 의사가 쓴 글자를 새긴 비문이 있다.

사형당하기 전 옥중에서 사귄 간수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에게 써줬다는 것으로 '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고 써 있다.

미야기현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러본 경험이 별로 없어 월드컵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열악한 지방재정과 일본의 장기 불황으로 인해 월드컵 관련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점도 걱정이다. 준비해 왔던 마쓰리 등 대형 이벤트가 예산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대회가 끝난 뒤 월드컵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걱정이다. 시내 중심에서 워낙 떨어져 있어 시민들이 쉽게 찾아오기 힘들다. 센다이 연고 프로축구팀 베갈타도 홈 경기의 20%(3경기)만 이곳에서 치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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