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베른하르트 공 숨겨온 혼외 자식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타계한 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의 부친이자 율리아나 전 여왕의 남편인 베른하르트공이 혼외로 딸 2명을 숨기고 있었다고 독일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93세로 생을 마친 베른하르트공은 네덜란드의 일간 드 폴크스크란트와 사후 공개할 것을 전제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태생인 베른 하르트공은 1937년 율리아나 당시 공주와 결혼해 슬하에 현 베아트릭스 여왕을 비롯해 4명의 딸을 두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베른하르트공의 숨겨진 딸 가운데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알렉시아(37)는 이미 주변 인사들이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 그러나 또 다른 딸로 공개된 미국에 살고 있는 건축가 알리시아(50)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베른하르트공은 "50년대 이후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을때 생긴 자식들"이라면서 "그러나 율리아나 여왕과 다른 딸들도 후일 이들의 존재를 알고 받아 들였다"고 말했다. 혼외 출생한 이들 두 딸은 다른 딸들과 마찬가지로 베른하르트공이 남긴 약 2억유로(약 2900억원) 가량의 재산을 공평하게 상속받게 될 것이라고 시사주간 슈피겔은 전했다.

율리아나 여왕과 67년간 해로한 베른하르트공은 2차대전중 연합국 전투조정사로 참전했으며 전후 네덜란드 재건에 앞장서 국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과 뇌물 스캔들로 말년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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