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過失 가능성 조사 사고機 기장"김해 선회비행 이번이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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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백66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를 조사 중인 중앙사고대책본부(본부장 寅澤 건설교통부 장관)는 16일 사고기가 김해공항 상공에서 선회비행(Circling)을 하다 항로를 이탈해 추락한 사실을 밝혀내고 조종사 과실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김해 성심병원에 입원 중인 우신루(吳新祿·31)기장을 상대로 두차례 조사한 결과 "그동안 김해공항에 다섯번 왔지만 착륙을 위해 선회비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사고대책본부는 吳기장이 "항공기 기체 이상은 느끼지 못했으며 사고 직후 의자가 퉁겨나가 정신을 잃었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악천후 속에 평소와 달리 방향을 바꿔 시계착륙을 하려다 조종 미숙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또 사고 전후 부산항공청이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승무원 명단을 대조한 결과 중국이 14일 발송한 명단엔 기장이 우닝(31)으로 기재돼 있으나 15일 吳기장으로 교체된 사실이 드러나 출발 당일 조종사가 바뀌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이와 함께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 전문가들이 17일 입국하는 대로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 분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중앙사고대책본부와 중국민항총국 관계자들은 16일 오전 사고대책협의회를 열고 사고 수습과 유족들 보상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틀째 구조작업에 나선 119구조대와 경찰·군 등 2천여명은 불탄 동체 안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한 데 이어 헬기를 동원한 수색에서 시신 1구를 찾아냈다. 병원에서 치료받던 하순남(57·여·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이날 숨졌다. 이에 따라 여객기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는 1백26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 2명, 생존자 38명으로 집계됐다.

김해=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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