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美·獨·墺 생산업체들 줄줄이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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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는 '오스트리아 와인 시음회'가 열렸다. 오스트리아 대사관이 후원한 이날 시음회는 오스트리아 와인협회 관계자가 25개 회사 50여종의 와인을 국내 수입업체와 전문가들에게 소개하는 일종의 마케팅 행사였다.

오는 19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17개 와인 생산업체,6월 8일엔 독일의 와인업체들이 한국에 온다. 지난 2월에는 이탈리아 40여개 와인업체가 단체로 방한하기도 했다.

세종대 관광대학원 김진국 교수는 "한국을 찾는 외국 와인업체들이 지난해의 두배를 넘는다"며 "한국 와인시장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면서 한국이 주요 와인 생산국으로부터 VIP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줄었던 와인소비가 최근 경기회복 조짐을 타고 크게 늘고 있다.

◇커지는 와인시장=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통관기준으로 2천3백만달러(약 3백억원)에 달했다.사상 최고치였던 1997년 실적(2천2백여만달러)을 뛰어넘은 것이다.

업계에선 수입관세(1백%)와 중간 유통마진 등을 합치면 국내 와인시장이 지난해 7백억원 규모에 달했고 올해엔 1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 주류BG 신승준 와인팀장은 "와인시장은 위스키·맥주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품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와인은 프랑스산이 물량 기준으로 47%,금액 기준으로는 36%를 차지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미국·이탈리아·독일·스페인 등의 마케팅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칠레·오스트리아·불가리아 등도 시음회·박람회 등을 열면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국내 수입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1백50여개 업체들이 와인을 수입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프랑스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송블루'란 이름의 와인을 만들어 국내시장에 들여와 팔고 있고, 유가공업체인 매일유업은 '메뱅드매일'이란 주류수입회사를 세워 프랑스산 와인을 수입해 팔고 있다.

2만~3만원대 중저가 와인을 수입하는 팀코주판은 고급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6만원 이상의 고가 와인 10여종을 새로 수입할 예정이다. 미술품 등을 경매하는 서울경매는 와인을 경매물품으로 추가하고 13일 시중에서 5백만원이 넘는 프랑스 부르고뉴 로마네콩티 70년산 등을 경매한다.

◇와인 열기 후끈=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 문화센터는 3개월 기간의 와인강좌를 열고 있는데 수강료가 18만원으로 비싼 편인데도 접수 초반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19일 열리는 나파밸리 와인 시음회에도 2백40여명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사전행사인 세미나에는 1백50여명이 몰려들어 일부는 자리를 얻지 못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까페의 와인동호회 '와인리더소믈리에'의 경우 회원이 2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와인을 파는 업소도 서울에만 1백30곳이 있고,와인 레스토랑·바도 1백40여곳이나 된다.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오는 24일 국내 최대규모인 2백여평의 와인전문바 '바인'을 오픈할 예정이다.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자 코리아나·한불·나드리·참존 등도 와인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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