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침구도 줄줄이'줄무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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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스트라이프(줄무늬)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봄과 여름이면 시원하고 경쾌한 느낌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번 스트라이프의 변신은 색다르다. 마린 룩(선원복 스타일)에서 연상되는 파란색과 흰색의 규칙적인 줄무늬만을 연상한다면 올 봄 선보일 다양한 스트라이프의 물결에서 뒤처지게 될 듯하다.

올 봄 스트라이프는 색상과 무늬의 파격이 두드러진다. 굵은 줄과 가느다란 줄을 함께 사용해서 변화와 역동감을 주기도 하고 서너가지 색깔의 줄무늬가 불규칙적으로 배열되면서 보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줄 무늬가 응용되는 영역이 넓어진 것도 눈에 띈다. 주로 셔츠나 니트 제품의 테마였던 스트라이프는 블라우스나 바지에도 과감하게 사용되고 있다. 세로줄 무늬를 응용한 바지는 올 봄 멋쟁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표적 아이템이다.

스트라이프는 본래 경쾌하고 스포티한 느낌이 강한 편. 오렌지·빨강·초록·파랑 등 강렬한 원색의 조합은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줄무늬는 쓰임새에 따라 로맨틱 무드를 연출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파스텔 계열의 부드러운 색상끼리 조화시킬 경우 경쾌함보다 사랑스럽고 달콤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프릴이나 레이스, 꽃무늬와 함께 쓰이면 로맨틱하면서도 경쾌하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배치방법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난다. 가로줄은 포근하고 넉넉한 인상을 주고, 세로줄은 날씬하고 세련돼 보인다. 사선줄은 역동적인 느낌이다.

온라인 패션몰 하프클럽(www.halfclub.com)의 스타일리스트 이지선씨는 "올 봄엔 스트라이프 옷 하나만으로도 유행을 앞서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씨는 "소니아 리키엘, 돌체&가바나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줄무늬를 변주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고 전하며 "스트라이프와 꽃무늬의 결합이 빚어내는 조화가 편안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프는 옷뿐 아니라 각종 소품이나 패브릭(천 소재)제품에도 그 범위를 넓혔다.

우리나라 고유의 색동 저고리를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디자인의 화병·접시 등이 많이 눈에 띈다. 침구류에 응용된 스트라이프는 세련된 느낌과 생동감을 준다.

토털 인테리어숍 '다르'의 김하리씨는 "스트라이프는 동서양의 조화를 이뤄내기에도 적절한 소재"라며 "유럽에서는 올 봄 유난히 동양과 서양의 느낌을 어울린 스트라이프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고 전했다.

박혜민 기자

◇스트라이프를 입을 때:스트라이프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가로줄 무늬는 날씬한 사람에게, 세로줄 무늬는 뚱뚱한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줄의 굵기도 영향을 미친다. 가는 줄은 축소 효과가 있어 날씬해 보인다. 반면 굵은 줄은 몸을 커보이게 한다. 다양한 굵기가 조합된 줄무늬는 시선을 위아래로 분산시켜 키가 커보이게 한다.

스트라이프 무늬를 입을 땐 줄무늬의 색깔 중 하나를 상의나 하의에 입는 게 세련된 느낌을 준다.

경쾌한 느낌의 스트라이프에 잘 어울리는 소재는 역시 진이다. 밝은 색의 스트라이프엔 물빠진 듯한 진보다 진한 색의 진이 어울린다.

<'아이엔비유' 석수지 디자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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