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아픈 사이 … 미야자토 ‘세계 랭킹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21일(한국시간) LPGA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시즌 네 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손을 들어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갤러웨이(미국 뉴저지주) AP=연합뉴스]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돌체 시뷰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우승했다. 시즌 4승째를 올린 미야자토는 LPGA 투어에서 다승은 물론 상금,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또 22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는 신지애(22·미래에셋)를 제치고 1위에 오르게 된다. 신지애는 급성 맹장 수술로 2주째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로레나 오초아가 은퇴한 후 여자골프는 혼돈 속이다. 신지애가 일단 1위에 올랐지만 부상 등이 겹치면서 경쟁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상위권 선수들의 세계 랭킹 점수가 워낙 근접해 랭킹 5위 이내의 선수 중 누구라도 우승을 차지하면 1위에 오를 수 있다.

미야자토 아이의 우승으로 LPGA 투어의 무게 중심은 1m57㎝의 단신인 미야자토 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 과거 소렌스탐이나 오초아가 그랬듯 새 여왕은 다승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9개 대회에서 4승을 한 미야자토가 올해 몇 승을 더 추가할지 관심사다. 미야자토는 장타를 치지 못하지만 실수가 거의 없다. 신지애와 비슷하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허미정은 “미야자토와 사이베이스 매치 플레이에서 겨뤄봤는데 똑바로 치고 퍼팅을 잘하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훌륭한 경기를 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정신력은 매우 강해졌다. 4년 전 미야자토는 이 대회에서 최종라운드 선두로 출발했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치면서 13위로 추락해 버렸다. 승부처만 되면 그런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그러나 올해 미야자토는 뒤지고 있다가도 쫓아가서 우승컵을 가져오고 있다. 미야자토는 “4년 전 이 대회에서는 소렌스탐과 한 조에서 경기해 부담감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야자토는 “미국에 온 이후 세계 랭킹 1위가 꿈이었으며 로레나와 안니카를 보면서 그 꿈이 커졌다. 어제 생일을 맞은 나에게 아주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한편 신지애는 “1위를 빼앗긴 것이 아쉽지만 다시 찾아오면 된다. 24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에 나가 랭킹 1위에 다시 오르겠다”고 말했다. 2타 차 3위로 출발한 미야자토는 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잡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후반 3타를 더 줄여 비교적 쉽게 경기를 끝냈다. 2위인 허미정이 마지막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는데도 2타 차가 났고 승부는 기운 뒤였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