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DJ 배칠수 SBS 라디오에 발탁 15일부터 '…와와쇼' 진행… 시사 패러디 선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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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천(千)의 목소리로 던지는 날카로운 시사 난타, 기대해 주세요."

최근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엽기 김대중'의 목소리 주인공 배칠수(본명 이형민·32·사진)씨. 그가 15일부터 SBS '김학도와 배칠수의 와와쇼(FM 103.5㎒·낮 12시20분)'에서 공중파 라디오 DJ로 데뷔한다.

"인터넷 방송에서 3년간 DJ를 하다 보니 더 많은 청취자를 만나보고 싶었어요. 라디오 DJ는 제 오랜 꿈이었는데 이제야 소원을 풀게 됐네요."

배칠수는 인터넷 음악방송인 렛츠뮤직(www.letsmusic.com)의 패러디 프로그램인 '배칠수의 음악텐트'를 5백회 넘게 진행해왔다. '엽기 김대중'도 방송 초기부터 '잃어버려야 할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패러디 코너를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에게 "F15 자전거 어떻게 된 것이여. 애프터 서비스는 받을 수 있는겨"라고 묻거나,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에게 "우리 꽁치 왜 못잡게 허는 겨"라며 한일 어업협정에 항의하는 등 거침없는 독설을 풀어놓는다.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배칠수는 인천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이 분야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9년 한 방송사의 보이스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다.

"배철수씨를 흉내내면 배철수씨 같고, 최양락씨를 흉내내면 또 최양락씨 같고…. 저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감각을 타고났나 봐요."

배칠수가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는 목소리는 이들 외에도 김영삼·선우용녀·이승엽 등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는 인터넷 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의 기준이 엄격한 지상파 방송에서 그의 목소리는 어떤 색으로 빛날까.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해야죠. 하지만 청취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속시원히 긁어주는 게 제 역할인 만큼 날카로운 시사 패러디는 언제까지나 계속될 겁니다."

이달 중에 아기 아빠가 된다는 그는 설레는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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