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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혜 명승지 서귀포 : 외국인 관광수입만 600억 기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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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 난해 12월 제주도민들의 숙원이던 서부산업도로가 시원스럽게 모습을 내밀었다. 3년간 1천5백28억원이 투입돼 제주시와 중문관광단지를 연결하는 대역사(大役事)였다. 왕복 2차로에 불과했던 길이 22㎞의 이 도로가 4차로로 넓혀져 이름도 서부관광도로로 바뀌었다. 이 도로의 사실상 종착지는 서귀포시 법환동의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도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서부관광도로의 양옆에는 기생화산인 오름이 수십곳 자리잡고 있으며 주변의 광활한 초원은 제주의 참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관광의 1번지' '동양의 흑진주'로 불리는 신비의 섬 제주도를 알린다-.

제주도는 지난 1월 월드컵 상황실을 설치, 월드컵을 도내 모든 시·군이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런 들뜬 분위기와 함께 월드컵이 제주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만만치 않아 실속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월드컵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 6만3천여명이 제주를 찾아 최대 6백63억원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1천1백76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3천5백여개의 일자리 창출을 예상했다.

◇떠오르는 한국의 남단, 서귀포

인구 8만6천여명의 서귀포는 한라산을 정점으로 제주도의 남단을 지키면서 일찌감치 한국 관광의 최일선임을 자부해 왔다. 폭포와 깎아지른 용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안, 곳곳에 전설이 서린 천혜의 절경은 국내 어느 곳과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풍부한 숙박시설과 레저시설을 갖추고 있는 중문관광단지는 서귀포의 관광거점 배후시설로 손색이 없다.

중문관광단지는 1992년 한·소(현 러시아)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남북한 장관급회담이 열리는 등 '외교 1번지'로서의 명성도 높다. 서귀포엔 요즘 '월드컵 서귀포 칠십리홍보단'(단장 강건호)이 시내 곳곳에서 펼치는 '축구게임' 열기가 가득하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월드컵으로 가는 슛, 골인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간이 골문에 가장 많은 골을 넣는 참가자에게 상품을 주는 각종 이벤트로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는데 한몫하고 있다. 서귀포지역 축구동호인 70여명이 홍보단 멤버다.

◇제주를 상징하는 '제주 해녀축제'

시베리아·일본까지 누비는 해녀는 제주 여성의 표상이다. 조업 방식이 독특하고 오랜 자맥질로 삶을 일궈내는 해녀는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1순위로 꼽힌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월드컵에 맞춰 제주 해녀를 형상화한 해녀 대축제를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보름간 연다.

첫날인 5월 30일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주관으로 영등신(제주의 해산물을 관장하는 신)맞이 선박 퍼레이드에 이어 제주섬 창조주로 알려진 '설문 대할망' 신화 재연 행사가 펼쳐진다. 6월 1~2일 이틀간 국내 첫 여성 항일운동으로 평가받는 일제 강점기의 해녀 시위 및 투쟁을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일대에서 거리굿으로 재현한다.

이어 5~6일에는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화순해수욕장 일대에서 해녀 경연대회와 해산물 요리경연, 마당굿, 해신제 등 해녀 페스티벌이 열린다. 또 8~12일 닷새간 제주그랜드호텔에서는 세계 석학들이 참가하는 '세계 잠녀학(潛女學)학술대회'가 열려 해녀문화의 뿌리를 조명한다.

◇자연과 한몸-이미 명물이 된 경기장

제주 월드컵경기장은 제주의 전통초가 주변 골목(올레)과 대문(정낭), 한라산 자락의 야트막한 오름을 본떠 만들었다. 경기장 진입로는 '올레', 주출입구는 '정낭'을 형상화한 것이다. 국내 다른 경기장과 달리 지하 14m까지 파들어가 기생 화산의 분화구형 구조를 갖춘 독특한 공법을 택했다. 경기장 돔은 제주의 전통 배인 '테우'를 이미지화했다. 덕분에 관람석에 앉은 관중들은 제주의 세찬 바람을 덜 맞는다.

또 무인도인 범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자연친화형 스타디움의 극치다. 지난해 11월 경기장을 찾은 국제축구연맹(FIFA) 요한손 부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이란 코멘트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경기장 중 가장 늦은 지난해 12월 9일 개장했지만 지금까지 27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제주의 새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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