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場은 金利인상 대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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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朴총재는 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현 수준(4%)에서 유지키로 한 후 "시장은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해야 그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 대해 앞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 금통위가 금리인상 수순을 밟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5~7월 중 금리인상을 점쳤고, 대체로 6월 중 인상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았다.

금통위는 하반기에 물가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걱정을 종전보다 더하고 있고,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도 강해졌다며 경제를 보는 시각을 '완화'에서 '중립'으로 바꾸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부동산 등의 자산 값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게 금통위의 경기에 대한 판단이다.

朴총재는 "지난 2년 동안 심각한 불황과 실업에 시달렸으므로 경기를 어느 정도 띄워놓고 나서 부작용에 대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해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하반기에는 물가목표(3±1%)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전제하고,"다만 물가 중기목표(2.5%)를 달성하기 위해 대폭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식의 무리한 정책은 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를 올릴 확률이 다음달에 40%,6월에 80~90% 수준이라고 본다"며 "한은이 이미 금리인상을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영규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도 "5월은 다소 이르며 6월에 25bp(0.25%포인트) 정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신후식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5월에 금리를 곧바로 올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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