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인터넷 기업 대표 밤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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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사업은 내 자신이고 운동은 제2의 인생입니다."

키스북닷컴(www.kissbook.com)의 황현정(27·사진)사장. 문학을 사랑하는 닷컴기업의 대표이면서 현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다.1백60㎝도 안되는 작은 체구로 남자도 힘들다는 무거운 장비를 걸치고 스틱을 휘두른다.

그는 요즘 매주 월·수·금요일 저녁에 내년 1월 일본 아오모리에서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훈련을 받고 있다. 키스북닷컴은 인터넷을 통한 맞춤형 도서 제작업체. 책으로 만들고 싶은 글을 사이트에 올리면 책으로 만들어 준다. 회고록에서 일기까지 다양하며, 권당 가격은 1만5천원에서 10만원선.

황사장은 "지난 2000년 가을 겁도 없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창업자금을 마련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회사가 궤도에 올라 지금은 직원 4명의 월급을 주고 약간의 이익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등 현재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즐기는'듯한 문화는 사실 일방적으로 수용 '당하는'문화"라며 "키스북이 책을 통해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황사장은 1999년 한 컴퓨터 잡지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에 눈을 떴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그는 건강을 위해 태권도(공인 1단)·유도에 펜싱까지 배웠으며 아이스하키는 2000년 말 우연히 들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인터넷 모임을 통해 접하게 됐다. 워낙 여자 선수가 모자라 자신과 같은 초보도 국가 대표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사업에서는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맞춤 제품 백화점을 만드는 것이 꿈이고, 선수로서는 찬밥 신세인 여자선수들을 위해 여자아이스하키협회를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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