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작가 사라마구 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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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포르투갈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사진)가 18일 87세로 사망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19일 외신들에 따르면 사라마구는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에 있는 자택에서 지병으로 숨졌다.

고인은 전 세계 1억7000만 명이 사용하는 포르투갈어 작가로는 처음으로 1998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직설적인 어법과 공산주의에 대한 지지로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92년에는 자신의 작품 『예수복음』을 둘러싸고 포르투갈 보수 정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스페인령인 카나리아제도로 이주했다.

그의 사망소식을 들은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우리 문화계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을 잃었다” 고 애도했다.

사라마구는 22년 수도인 리스본 근처 아치나가 지역에서 태어나 리스본에서 성장했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대학을 마치진 못했지만 금속 노동자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47년 도덕적 위기에 처한 농민들을 다룬 『죄의 땅』이라는 소설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노동자에서 문학잡지사로 직장을 옮겼다. 그는 잡지사에서 일하던 18년 동안 여행기와 시집 등을 내놓았다. 69년 공산주의 불법 정당에 가입해 활동하다 75년 국외로 추방됐다. 이후 생계를 위해 번역가·언론인 등으로 활동했으며, 79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소설·희곡·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쏟아냈다. 특히 82년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 『발타자르와 블리문다』로 큰 명성을 얻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이 책으로 무엇을 할까요』 『돌 뗏목』 『리스본 포위의 역사』 『눈먼 자들의 도시』 『도플갱어』 등이 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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