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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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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이 날아드는 살육의 현장. 철모와 군복은 필수였다. 한국전쟁 당시 취재 중인 AP통신의 맥스 데스퍼 기자. 손에 꽉 쥔 카메라는 그의 분신이었다. [AP 데이터베이스]

제작팀에서 갑자기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AP의 사진 데이터베이스(DB)를 뒤져 한국전 종군기자 맥스 데스퍼의 60년 전 현장 사진(표지)을 찾아낸 것입니다. 그는 폭파된 대동강 철교를 사진으로 담은 사람입니다. 얼음덩이 같았을 난간을 부여잡고 우리 선대들이 건너온 그 철교의 길이는 바로 삶과 죽음, 자유와 압제, 그리고 현재 남과 북의 차이만큼 기나긴 거리였을 것입니다. 데스퍼가 j에게 질문해 옵니다. “왜 한국에선 종전 기념일을 기억하지 않고 전쟁 발발을 더 성대하게 기념하느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물음입니다. 5월 8일(독일의 항복), 8월 15일(일본의 항복) 등 대부분의 종전 기념일은 연합군의 승리로 전쟁이 마무리된 날들입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 한반도의 평화에 이르기까지는 여전히 머나먼 거리를 남겨 둔 듯싶습니다. 철교를 기어 건너온 선대들의 절박감과 고통. 이를 공유해 보는 순간 풍요와 번영, 평화를 만들어 내야 할 후대들의 책임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60년 뒤. 이젠 전쟁터로 떠나는 군인들의 정자까지 보관해 주는 은행이 생겼답니다. 미국 최대의 정자은행 CCB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j에 담아 봅니다.

최훈 중앙일보 j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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