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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고 싶은 의자…갖고 싶은 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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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라델리 캄파나의 '베르멜라', 에펠탑 모양을 다리에 적용한 찰스 레이 임즈의 'DAR', 얀 야콥슨이 1951~52년에 합판을 성형해 다목적 의자로 만든'개미 3100'.

현대의 도시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몇 개 또는 몇 십 개의 의자를 옮겨다닌다. 거실과 식탁 의자에서 시작해 자동차.버스.지하철의 좌석을 거쳐 직장이나 학교의 자리에 머문 뒤 식당.학원.극장.공원.술집.공연장.카페 등의 의자로 이동한다. 의자는 그가 차지하는 사회적 신분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기도 하고 앉는 이의 인격이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인간 환경공학을 연구하는 디자이너는 더 완벽한 의자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사람들은 아름답고 편안하며 기능적인 의자를 찾아다닌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의자에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18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갖고 싶은 의자'는 이렇듯 우리 몸과 일상에 밀착해 있는 의자를 보여주고 생각해보자고 이끄는 생활디자인전이다. 19세기 말부터 최근까지 디자인 역사에 남은 걸작 의자 60여 점을 선보이는 1부 '시대의 아이콘', 기존 의자와 다른 새롭고 파격적인 최신 의자를 소개하는 2부 '실험적인 의자들', 포장마차나 시장 등 실제 현실에서 쓰이고 있는 의자를 수집한 3부 '현실의 의자들'로 구성됐다. 바지에 보조의자를 붙여 아무 곳이나 편리하게 앉을 수 있는 '스툴 팬츠', 의자에 수납 기능을 더한 '페디백'등 신기한 의자가 볼거리다.

18일 오후 1시 '현대 디자인과 의자'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려 최근 의자 디자인의 흐름을 짚어본다. 전시기간 중 매주 화.목요일 오후 2.4시에는 7~10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나의 의자 만들기' 워크숍도 마련됐다. 02-580-1537.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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