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표 종류 영문 표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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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간강사인 나는 직업상 매주 화요일 기차를 이용해 서울에 가는데 며칠 전 정말 참담한 기분이 드는 일을 겪었다.대전에서 무궁화호에 올라 타 좌석에 앉자마자 복도 건너편 자리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외국인 여자 세 명이 영문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들의 기차표를 어떤 아저씨와 그의 노모에게 보여주고 있었고, 그 아저씨도 자신의 표를 그들에게 내보이며 승강이를 하고 있었다.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아 가까이 있던 내가 그 외국인들(네덜란드)에게 표를 보여달라고 하자, 그것은 구미에서 서울까지의 새마을호로 이미 검표까지 끝나 있었다. 검표를 했는데도 엉뚱한 기차를 타 당황스러워하는 그 외국인들에게 너무 미안해 식은 땀이 날 지경이었다.

어쩔 수 없이 우선 그분들에게 기차를 잘못 탔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객실로 들어온 승무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혹시 여유 자리가 있는가를 알아보았지만 대전에서 수원까지는 항상 붐빈다고 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말로만 외치는 국제화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차표에는 영어로 특급(Express)과 보통(Local)이 표시돼 있지 않은 점도 고쳐야 한다.

서영희·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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