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이운재'팽팽' 황선홍·홍명보'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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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축구 국가대표팀이 올해 치른 아홉차례의 A매치에 가동된 선수는 모두 28명이었다. 골키퍼는 김병지와 이운재가 번갈아 기용됐고 수비수 7명, 미드필더 10명, 공격수 9명이 시험무대에 섰다. 베스트 11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히딩크호의 올해 포지션별 성적을 살펴보자.

▶골키퍼

난형난제다.이운재는 다섯차례(2승3패) 기용돼 6실점했고, 김병지는 네차례(3무1패)에 3골을 잃었다. 단순한 수치상으론 김병지가 다소 앞서지만 그 차이란 미미하다. 이운재는 침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골드컵 멕시코전 승부차기 때 보여준 선방도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반면 김병지는 스피드와 순발력을 바탕으로 일자 형태의 수비라인에서 최종 수비수 역할까지 해줘 이운재에게 기울던 히딩크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수비수

홍명보·김태영·최진철의 '30대 3인방'은 붙박이로 자리를 확고히 굳혔다. 특히 유럽전훈부터 기용된 홍명보는 히딩크 수비 실험의 완결편이라 할 만큼 안정감을 주었다. 대인마크에 뛰어난 김태영과 최진철도 수비 형태에 관계 없이 주전 자리를 예약한 상태. 그러나 부상과 부진 등으로 들쭉날쭉했던 심재원·현영민·이임생·이민성 등은 최종 엔트리 합류마저 불확실한 상태다.

▶미드필더

교체 없이 올해 전 경기에 출장했던 송종국과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 등은 합격점이다. 반면 이을용과 이영표·최성용은 다소 모호한 위치다. 이을용은 스리백 포메이션에선 왼쪽 윙백으로 기용됐지만 포백일 경우엔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이영표는 이을용·유상철과, 최성용은 송종국과 포지션이 충돌돼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도 아직 확실하게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다.

유럽전훈 때 눈도장을 찍은 플레이메이커 윤정환과 공격형 미드필더 안정환 등 '두 정환'에 대해서는 히딩크의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

황선홍 이외엔 아직 아무도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지 못했다. 투톱 한 자리는 최용수·설기현이 경합을 벌이는 상황이다. 한때 '젊은 피'로 히딩크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최태욱·이천수는 부상 탈출이 시급하고 차두리는 세기 부족,이동국은 스피드 부족 등으로 사실상 주전과는 멀어진 상태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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