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디자인이 '수출 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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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차량용 TV를 생산하는 미래에이브이㈜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반년도 안돼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이 회사가 들고 나온 새 디자인 개념은 TV를 차 천장에 붙이는 것.

버튼을 누르면 모니터가 미끄러져 내려오고 안볼 때는 천장에 붙도록 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TV시청은 물론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해 교통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으며 오디오 청취도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지 4개월여 만에 국내에서 89억원어치를 팔았고, 북미·남미·유럽 시장에 11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이 회사 최상호 사장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혁신적 디자인이 히트를 친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이 경쟁력인 시대다.제품 품질은 좋지만 디자인이 좋지 않아 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대로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하루아침에 성공한 제품도 많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00년과 2001년 정부의 '디자인혁신상품 개발자금'을 지원받아 상품화에 성공한 제품 중 34개를 뽑아 '2002 석세스(성공)디자인'으로 지정했다. 디자인혁신상품개발사업은 정부가 기업의 제품·포장·브랜드·캐릭터 등의 개발을 지원해주는 사업.

미래에이브이도 3천8백여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번에 '성공한 디자인'으로 선정된 제품들은 수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기능에 PC카메라·디지털 녹음기 기능을 곁들인 파르컴㈜의 듀얼카메라(제품명 '아이매직')는 미국·홍콩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며 3개월 만에 5억5천만원어치를 수출했다.

PC카메라로 사용할 때 필요한 삼각대를 간편한 '스탠드 레그'로 바꾼 아이디어가 주효했다.

㈜메이콤의 MP3플레이어는 오히려 국내 판매보다 수출이 더 많다. 개성적이고 깜찍한 디자인으로 미국·호주 등에 15억원어치를 팔았다.

익스트림스포츠는 외국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스노보드 바인딩을 자체 개발, 오히려 본고장인 일본·북미 시장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정경원 원장은 "디자인은 21세기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한국 디자인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지원대상과 규모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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