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열 백신도 준비 안한 인천공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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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달 초 회사 업무차 아프리카 콩고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장을 가게 됐다. 현지 공사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출장이었는데 아프리카 지역이어서 다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출국할 때 아프리카 여행자가 의무적으로 접종받아야 하는 황열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검역실에 들렀다. 하지만 검역실에서는 예방주사를 놔줄 수 없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백신을 공급받지 못해 예방접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말라리아 백신만을 맞고 출국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아프리카에 도착해서 발생했다. 남아공에서 황열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결국 우리 일행 네명은 한명당 40달러(약 5만2천원)의 벌금을 낸 뒤, 황열백신을 맞고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1천원만 내면 황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항측에서 백신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탓에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것이다. 두시간 동안 불안·초조감에 휩싸였으며 고액의 벌금까지 물었다.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방역에 구멍이 생긴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관계 당국은 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광환·경남 마산시 월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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