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砂 대책 심도있게 다뤘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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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주엔 최악의 황사 폭풍이 한반도를 휩쓸었다. 또 상공의 날(20일), 물의 날(22일), 기상의 날(23일) 등 과학기사의 좋은 소재가 될 기념일들이 몰려 있었지만 기대를 채워 준 기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 최근 인민일보 1면에 과학기술 관련 기사가 매일 실리고 있을 정도로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미국의 한 인터넷 신문이 조사한 결과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레저·건강·과학 순이었고 정치가 최하위였다고 한다.

황사를 다룬 22일자의 여러 기사(1면 톱 '황사 최악, 서울·경기 등 초등교 휴교', 3면의 해설 기사 '황사 왜 심해졌나', 사회면의 '전국 강타한 황사앓이')에선 최악의 황사가 몰고온 피해를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어린이들 뒤로 윤곽조차 희미하게 보이는 아파트촌을 담은 1면 사진은 같은 소재를 다룬 타지들에 비해 돋보였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궁금해할 황사 방지대책과 관련된 내용은 '조림을 통해 사막화를 방지하는 게 최선이다'란 짤막한 말뿐이었다. 최악의 황사폭풍을 연례 행사처럼 겪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불안과 궁금증만을 더하는 피해 스케치 일색이었다.

23일자 2면 사설 '황사 피해 대책 급하다'와 '황사 갈수록 심해지는데… 정부는 無대책'(35면)에서 정부에 시급히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관련대책을 부분적으로 소개했지만, 과학적인 방지책이나 국제적 차원의 대응책을 해설기사로 폭넓고 심도 있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먹는 인슐린 국내 첫 개발'(22일자 25면)이란 중요한 내용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사회면 구석에 조그맣게 나왔다. 과학 관련 기사를 홀대한다는 인상을 여기서도 받았다.

그러나 국내 최초의 천연가스 생산기지인 동해 1가스전 생산시설의 기공식을 계기로 해 세계 각국의 석유·천연가스 개발경쟁을 다룬 18일자 분수대 '석유'와 미국 등이 추진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내 '은하철도'건설 계획 등을 소개한 22일자 분수대 '은하철도 999'는 과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인상적인 기사들이었다.

14일자에 첫선을 보인 과학섹션 '사이언스'는 인간의 뇌와 관련된 기사를 프런트 전면에 실었다. 세계 뇌 주간(11~17일)에 맞춘 기획으로, 눈에 잘 들어오는 그래픽을 배치하는 등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폭 넓은 독자층을 끌어들이려다 보니 심층성이 부족한 흠은 있었다.

유전자 연구에서 실험 동물로 각광받는 초파리와 애완용 복제소 얘기를 담은 '바이오 테크'면의 기사들도 흥미로웠다. 안개 제거 기술을 실은 생활과학 기사와 과학만화에선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을 우리의 일상생활로 끌어들이려는 세심한 의도가 드러났다.

중앙일보 '일요 스페셜'(17일자)은 일요판이란 특성상 평일 지면과의 차별성과 심층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평일판과 구별이 잘 안될 정도로 스트레이트 뉴스 정보와 읽을거리 기사가 혼재해 있었다. 이를 적절히 분리 편집해 읽을거리와 심층 기사들을 더 많이 다뤘으면 한다.

14~15 두 면을 할애해 소개한 '봄맞이 가는 길'은 일요판의 특색을 잘 살린 기획이었다. 다만, 사전 준비 없이 가능한 봄 나들이 를 소재로 삼았다면 아주 가까운 곳들도 여럿 포함시켜 '오늘 당장 무엇을 할까'란 독자들의 고민을 더 철저히 해결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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