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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추얼 펀드 화려한 컴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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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2000년도 주가 폭락 이후 줄곧 찬밥 신세였던 뮤추얼 펀드가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자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뮤추얼 펀드는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투신사 수익증권과 유사하지만, 펀드 자체가 일종의 투자회사라는 점이 다르다. 즉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면 투자회사의 주주가 되는 셈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뮤추얼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6조5천7백90억원으로, 최고 전성기였던 1999년 12월 30일(6조2천8백61억원)보다 많았다.

주식편입비율이 최대 50% 이상인 주식혼합형 뮤추얼 펀드의 설정액은 이 기간에 4조5천억원 가량 줄었지만, 주식형(편입비율 60% 이상)과 채권형은 크게 늘어났다. 주식형 뮤추얼 펀드는 14일 현재 5천6백억원으로 99년 12월 30일의 7백83억원보다 4천8백23억원 증가했다. 또 채권형은 무려 4조3천2백억원 가량 늘었다.

제로인 최상길 이사는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에 비해 수익률이 높고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이 많이 보급됐기 때문에 뮤추얼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그러나 뮤추얼 펀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 펀드(주식형+주식혼합형)설정액은 아직 99년도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설명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뮤추얼 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74.5%(주식비율 70% 이상 성장형 기준)로 투신사 주식형 수익증권(61.6%)보다 12.9%포인트 높았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지난 14일 현재 1백6%로 1백%선을 넘었다. 디스커버리의 6개월 수익률은 수익증권과 뮤추얼 펀드를 통 틀어 가장 높다.

<표 참조>

또 KTB자산운용의 글로벌스타펀드도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이 83.32%이었다. 주식편입비율을 30% 이하로 낮춘 대신, 채권과 유동성 자산을 60% 가량 편입해 채권의 안전성과 주식의 수익성을 결합한 KTB자산운용의 에버스타펀드도 지난해 4월 설정 이후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중도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가 도입된 후 뮤추얼 펀드는 실질적으로 투신사 수익증권에 비해 불리할 게 없다. 2000년도에는 주가가 폭락했는 데도 뮤추얼 펀드 가입자들은 손 쓸 방법이 없어 애를 태웠다. 당시에는 중도환매가 금지된 폐쇄형 펀드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제로인 최 이사는 "투신사 수익증권에 비해 펀드 규모가 작은 뮤추얼 펀드가 주가 급등기에는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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