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놓기의 화려함 뉴욕에 알린다 자수 인간문화재 1호 한상수씨 현지서 첫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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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 전통 자수의 아름다움을 뉴욕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자수 분야 인간문화재 1호 한상수씨가 평생 심혈을 기울여 만든 활옷(조선시대 공주 혼례복), 궁중 십장생 8폭 병풍, 왕비 방석 등 작품 66점을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전시 중이다. 우리 자수가 뉴욕에서 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작품 중 활옷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에 영구 보관된다.

韓씨는 미국인 관람객들에게 "자수는 조선시대 양반집 규수라면 꼭 배워야 했던 기술"이라며 "자수 작품은 혼례복이나 의식용 복장, 복주머니나 노리개 등 개인 소지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고급 공예품"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작품은 중국·일본의 자수와 달리 독특한 문양과 우아한 색채를 띠고 있으며 화려하고 고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韓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미술교사에게서 자수를 배웠으며, 이후 자수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1963년 서울에 연구소를 열었다.

미국의 다른 대도시에서도 전시할 계획인 韓씨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한국 전통 자수의 명맥이 거의 끊어지고 있어 이의 전수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병서 주뉴욕한국문화원장은 "도자기 등만 전시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한국 공예문화를 보급하는 차원에서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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