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中 싼샤댐 건설비 마련위해 기업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만리장성 이후 중국 최대의 토목공사라는 싼샤(三峽)댐 건설공사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싼샤전력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싼샤댐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 1천8백억위안(약 2백20억달러)의 일부를 조달키 위해 이 회사를 내년 상하이(上海)증시에 상장하기로 했다. 이어 홍콩과 런던 증시에도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리연건 부사장은 "내년에 상하이 A증시에 기업을 공개해 우선 40억~50억위안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메릴린치·모건 스탠리·노무라·골드먼 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과 주간사 선정을 놓고 협상 중이다. 회사측은 4개 정도의 기업이 내년 상하이 증시 상장 때 지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미국 에너지회사인 미런트와 홍콩회사인 CLP 차이나 파워가 각각 10% 정도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런던 증시 상장 추진계획에 대해 런던증권거래소의 돈 크룩생크 회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 중국 기업들의 런던증시 진출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회사측 일정대로 일이 진행되면 2009년까지 1만8천2백MW의 발전능력을 가진 세계 최대의 댐이 건설되며, 이 회사는 중국 상장기업 중 최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높이 1백75m, 길이 23㎞의 '물 속의 만리장성'이 원하는 만큼 투자자들을 끌어들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워낙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데다 완공된다 해도 상업성에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저마다 소규모 발전소를 갖고 있어 예상만큼 싼샤댐 전력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현재 회사측이 발행하는 7%대의 채권도 중국 금리가 높아질 경우 투자매력이 상실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싼샤댐측은 경쟁력을 자신한다. 고작 3백명의 직원으로 운영 가능한 최신 설비는 1KW/h의 전력을 현재 중국 시장가보다 0.1위안이나 낮게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중앙정부가 나서 싼샤댐 전기의 사용을 책임질 것이며, 정부가 건설비용의 25% 정도를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양쯔강 홍수가 싼샤댐 건설로 사라지게 되는 만큼 정부가 건설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환경단체 등의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들은 댐 건설시 수많은 유적의 수몰은 물론 1백만명 이상 주민의 강제 이주와 기후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