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농협 가스총 강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잇따른 금융기관 총기강도 사건으로 경찰이 비상경계령을 내린 가운데 전북 군산에서 또 다시 가스총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이후 5건의 총기강도 사건이 일어났으며 일부는 모방성 범죄로 보여 수사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털린 은행=12일 오후 5시쯤 전북 군산시 성산면 고봉리 동군산농협 성산지점에 가스총을 든 강도가 들어 현금 5백82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은 군 전투복 차림에 방한용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들어와 직원들을 가스총으로 위협, 돈을 건네받은 뒤 대기 중인 흰색 에스페로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당시 농협에는 여직원 3명 등 5명의 직원만이 근무 중이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직원 文모(40)씨는 "강도가 직원들에게 총을 겨누고 '꼼짝마, 손들어'라고 소리친 뒤 출납계 여직원에게 가방을 던져주며 '돈을 넣으라'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농협 직원들의 진술에 의해 범행에 사용된 총이 38구경형의 총구가 두개인 구형 가스총으로 밝혀내고 1백75㎝ 정도의 키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범인을 수배했다.

경찰은 이틀 전인 10일 오후 6시쯤 군산시내에서 티코 승용차에 붙어 있던 '전북31라 4856호' 번호판을 도난당한 사실을 밝혀내고 주변 길목의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방범체계 허점 노출=이날 사건은 총기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금융기관에 대한 방범활동 강화에 나서고 전국 금융기관 1만여곳에 자체 경비 강화를 요청한 가운데 발생해 금융기관 방범체계에 여전한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9일 발생한 한빛은행 중랑교지점 총기강도 사건 용의자 3명을 쫓고 있는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12일 ▶범인들의 옷차림이 특수부대 복장과 비슷하고▶은행 주변의 지리를 잘 알고 있어 범인들이 중랑구에 있는 모 특수부대원 출신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군·경은 이날 이들에 대한 몽타주 3만장을 작성해 전국에 배포하고 현상금을 5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올렸으며 전 경찰력을 동원해 전국 일원에서 일제 검문·검색을 벌였다.

장대석·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