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씨에 또다른 문건" 국정개입 여부 수사 의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두차례 수사기간 연장으로 11일 차정일 특별검사팀이 15일간의 마지막 수사기한에 들어갔다.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인 정·관계 로비의 실체를 앞으로 보름 동안 캐내야 한다. 특검팀은 ▶이수동 아태평화재단 전 상임이사의 추가 금품수수 의혹▶이용호씨의 금감원·국세청·금융기관에 대한 로비 등 두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수동 의혹=특검팀은 '김성환→김홍업→이수동'으로 전달된 4천4백만원의 이수동씨 퇴직금의 출처가 이용호씨일 수 있다는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용호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구속된 대통령 처조카 이형택(亨澤)씨가 "지난해 이용호씨가 검찰에 구속된 직후 김성환씨와 상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미뤄 이 돈도 모종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김성환씨가 수표를 발행한 시점이 이수동씨에게 지급된 올해 초가 아닌 1년 전인 것으로 밝혀져 또 다른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수동씨의 국정·인사·이권 개입 의혹 규명에도 수사력을 투입한 상태다.

이용호 게이트의 본류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있지만 특검팀은 "씨가 이용호씨의 로비를 받게 된 배경을 이루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가 핵심기관의 관계자에게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언론과 정권 재창출 계획 관련 문건의 출처·용도를 확인해 씨의 국정 개입 여부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수동씨에게 대검 중수부의 수사 상황을 알려준 검찰 간부를 밝히는 것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관련기관 로비=1999년 이용호씨 주가조작 사건 조사 후 이용호씨를 고발대상에서 제외한 당시 실무책임자인 尹모(45·미국 체류 중)씨를 상대로 서면조사를 벌인 뒤 이용호씨가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영재(金暎宰)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소환할 예정이다.

이용호씨 계열사의 회계조작 사건을 적발하고도 가벼운 처분에 그친 당시 마포세무서 관계자, 이용호씨 계열사인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 발행에 관련된 은행·증권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계획돼 있다.

특검팀은 또 이용호씨가 정치권에 거액의 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 돈 전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씨의 동서 金모(37·구속)씨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