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도전하면, 책도 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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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분석하고 연구해봤더니, 당신은 옷을 너무 많이 사고 있다.” TV에서 이 광고가 나올 때마다 살짝 죄책감이 드는 당신이라면, 올 1년간은 쇼핑을 끊어보면 어떨까. 굿바이 쇼핑 (좋은생각)은 아무것도 사지 않고 1년 동안 버틴 저자 주디스 러바인의 생생한 기록이다. 저자는 1년간 쇼핑을 끊겠다고 결심한다.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필품만 제외하고 말이다. 과소비는 지구 온난화, 불공정무역, 파산자 양산 등 폐해가 많다는 것이 그 이유. 옷 사는 것 중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군것질하는 것도 금지. 그러다 보니 돈을 내기 전 적어도 세 번은 생각하는 버릇까지 생겼다. 처음에는 조바심 나고 따분함이 엄습하기도 했지만, 구매 충동은 5분만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 사라지곤 했다. 덕분에 저자는 3개월은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저축을 했고, 쇼핑 대신 다른 자극을 찾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에 눈뜨게 됐다. 노 임팩트 맨(북하우스)의 콜린 베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남는 1년 프로젝트를 시도해봤다. 굉장히 고상해 보이지만, 일회용품 금지, 자동차·엘리베이터 등 교통수단 이용하지 않기, 로컬 푸드만 먹기, 소비 끊고 TV도 치우기, 전기 차단기 내리기, 물 아끼고 빨래도 적게 하기, 사회에 환원하기 등 7개 수칙을 지켜야 하니 당장 삶이 불편해진다. 일회용품이 금지라 종이 접시에 포장된 피자를 못 사 먹고, 냉장고도 못 쓰니 아이 우유는 그때그때 사다 날라야 한다. 하지만 덕분에 저자는 가족 간의 대화를 되찾고, 재래시장에서 공동체 의식을 느끼며, 함께 사는 이웃의 존재를 깨닫는다. 콜린 베번의 프로젝트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환경운동연합에서도 올해부터 노 임팩트 맨 일주일 체험 캠페인(www.noimpactman.net)을 진행하고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자. 이 두 케이스가 부럽다면, 당신도 주제를 정해 1년 동안 도전해보자. ‘메이드 인 차이나 쓰지 않기’, ‘인스턴트식품과 조미료 끊기’, ‘매일 영화 한 편씩 보기’ 등 다양한 도전이 가능하다. 기획_김유리, 민영 기자 레몬트리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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