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간 지역 멧돼지 피해 갈수록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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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경남 산간 지역에서 야생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멧돼지들이 농작물과 섬지역의 묘까지 파헤치고 있어 주민들이 당국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섬지역인 남해군 미조면 미조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야생 멧돼지떼가 마을 인근 밭에서 재배중인 농작물을 먹어 치운데 이어 묘까지 훼손하고 있다.

현재 미조리 삼정개 공동묘지, 설리 공동묘지, 사항 공동묘지 등지에는 멧돼지떼가 150여기의 묘를 파헤쳤다.

멧돼지떼가 공동묘지의 묘를 훼손한 것은 이곳이 비교적 따뜻한데다 봉분과 묘주변의 부드러운 흙으로 목욕을 하기 위한 것으로 주민들은 보고 있다.

미조마을 권철호 이장은 "지난달 중순께 묘가 파헤쳐진 사실을 처음 알게 돼 자체적으로 피해상황을 조사했다"며 "이같은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 분묘를 만든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은 멧돼지떼를 쫓기 위해 허수아비 세우기, 멧돼지가 싫어하는 머리카락 뿌리기, 묘 둘레에 그물이나 밧줄치기, 공포탄 쏘기 등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민가 근처에서 멧돼지떼가 지나간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묘지를 훼손하는 야생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해 놓았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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