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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0교시 수업'단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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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일부 고교에서 학생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실시하고 있는 '0교시 수업(새벽 자율학습)'과 야간자율학습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단속에 나선다.

서울시교육청은 7일 "서울지역 일부 고교에서 학생들을 이른 새벽에 등교케 해 강제적인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며 "곧바로 강제성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민원이 집중된 학교들을 중심으로 담당 장학사를 파견,'0교시 수업' 실태를 파악한 뒤 강제성이 확인될 경우 행정지도를 하거나 각종 지원시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윤웅섭 교육정책국장은 "등교 시간은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전교생을 대상으로 새벽부터 강제적인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것은 문제"라며 "새벽 강제 학습이 이뤄지지 않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이른 등교시간 때문에 아침식사를 걸러 수업중 현기증이 난다''수면부족으로 정규수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어린이·청소년 포럼'도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청소년의 새벽 등교를 강요하는 '0교시 수업'을 폐지하라고 교육인적자원부와 각급 학교에 촉구했었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일부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야간 자율학습과 관련, 장학사들이 실태조사를 벌인 뒤 이같은 수업을 강제하는 학교에 대해서도 행정지도와 함께 재정적인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웠던 수능시험의 여파로 일부 고교에서 강제 야간자율학습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민원이 제기되거나 야간 자율학습 참가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학교를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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