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보' 이름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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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름도 같은데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애들이 성화를 부렸어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중·고생 대상의 학원을 운영하는 고제윤(37)씨는 요즘 갑자기 축구 매니어가 된 기분이다. 그가 운영하는 학원의 이름은 '명보 학원'. 최근 축구 국가대표로 재발탁된 홍명보(33·포항)와 같은 이름이다.

현재 1백여명의 학원생 중 20명 가량은 '붉은 악마' 못지 않은 축구광들이다.

주말마다 경기를 하는 것은 물론, 평일에도 학원 수업이 다 끝난 시간에 동네 조기축구회 아저씨들과 경기를 하기도 한다. 비가 내리는 날 수중 축구도 불사한다.

그런 골수 팬들이 홍명보가 다시 '히딩크호'에 합류하자 "가만있어선 안된다"며 홍명보 성원 캠페인에 돌입했다.

월드컵 16강을 기원하는 종이학 2천2마리를 접었고, 40여통의 격려 편지도 썼으며 플래카드도 만들었다.

종이학과 편지는 대한축구협회로 보내져 홍명보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다른 '명보'들의 상황은 어떨까. 혹시 '명보극장'도?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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