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이젠 신용대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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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해까지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했던 은행들이 올들어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다. 1천만~2천만원이었던 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를 낮추는가 하면 대출 대상을 일반 직장인으로 확대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 대출 고객을 추첨해 경품을 주는 은행도 있다.

한빛은행은 26일부터 변호사와 회계사·의사·약사 등 전문직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매출액의 25% 범위 내에서 최고 1억원까지 빌려주는 '전문직 사업자 신용대출'을 내놓았다. 대출기간은 1년이지만 연장할 수 있고, 최저 연 7.81%의 금리가 적용된다. 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내면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부터 공기업과 대기업·우량 중소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의 1백50%까지 신용대출하는 '엘리트 론'을 판매한다. 금리는 최저 연 8%며 급여이체를 신청하면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21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최저 연 7.5%로 끌어내렸다. 특히 신용등급이 우수한 고객에 대한 금리를 더 많이 내려 우수고객의 신용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는 5천만원.

서울은행은 지난해부터 직장 신용도에 따라 최고 5천만원까지 빌려주는 직장인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개인 신용평가 시스템(CSS)에 따라 최고 3천만원까지 할 수 있는 신용대출에 더해 직장의 신용도에 따라 추가로 2천만원을 빌려주는 것이다.

한미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다음달까지 가계신용대출 고객 중 1백10명을 뽑아 디지털카메라·PDA·제주 왕복항공권 등을 증정하는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부동산 가격의 거품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새로운 자금운용처가 필요하기 때문.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신용평가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점도 신용대출 확대에 한 몫 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전문직 종사자에게 한정되지만 앞으로 고객별 특화상품을 계속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개인고객 담당자도 "주택담보대출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신용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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