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 이문제] 대구-포항 고속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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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포항 고속도 영천 임고3터널 부근. [포항시청 제공]

회사원 김모(45.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지난 8일 오후 새로 뚫린 대구~포항 고속도로로 출장을 갔다가 큰 고생을 했다. 포항요금소를 빠져나갔지만 도로 표지판이 제대로 없어 포항 친구에게 휴대전화로 길을 물어 목적지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심지로 진입하는 길목인 용흥동 일대에 차량이 몰려 한동안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김씨는 "시간이 크게 단축돼 편하긴 하지만 안내 표지판이 제대로 없는 데다 도심 진입로도 좁아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개통된 대구~포항 고속도로의 통행요금이 너무 비싸고 교통 안내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이용자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길을 모르겠어요"=경부고속도로 동대구 IC와 북대구 IC사이 대구 동구 도동 분기점에서 포항시 연일읍 학전리 포항요금소까지 68.42㎞. 쭉 뻗은 왕복 4~6차로의 고속도로를 달리면 40여분 만에 도착한다. 하지만 도심 진입로인 용흥동 우방아파트까지 5㎞구간(31번 국도)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은 애를 먹는다. 도로 안내 표지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는 영덕과 경주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만 덜렁 설치돼 있다. 관광객이 자주 찾는 죽도시장이나 호미곶 등을 안내하는 표지판은 어디에도 없다. 이 때문에 우회도로를 몰라 운전자들이 31번 국도로 몰리면서 지난 7일 오후 왕복 4차로인 우방아파트 앞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 정체가 심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 도로 관리기관인 국토관리청과 교통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문제를 협의중"이라며 "주요 관광지와 우회도로 등을 소개하는 표지판을 곧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논란 증폭되는 통행료=대구~포항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비싸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상공회의소에 이어 포항지역발전협의회도 8일 통행료 조정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제출했다.

이들은 소형.중형차 4000원, 대형 화물차 6100원인 이 구간의 요금이 거리가 비슷한 경부고속도로 경주~부산(68㎞) 구간의 3500원, 5300원보다 크게 비싸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통행료는 고속버스비 인상 등 각종 물류비 증가를 초래해 기업과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며 "경부고속도로 수준으로 통행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도로공사 측은 "대구~포항 고속도로는 왕복 4~6 차로여서 4차로인 경부고속도로보다 통행료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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