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에도 월드컵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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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전국 10개의 월드컵 개최도시 중 바둑이 가장 강한 곳은 어디일까.

바둑계가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월드컵이 열리는 도시들끼리의 바둑대항전을 열었다. 그 지역 출신 프로기사 5명씩을 내세워 단체전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이색 대결을 시작한 것이다. 바둑TV가 주최하는 이 대회의 정식 명칭은 'KAT 시스템배 월드컵 개최도시 대항전'.

지난주 서울팀의 1장 박정상2단이 울산팀의 1장 유재형5단을 격파하면서 대장정의 테이프를 끊은 이 대회는 월드컵이 끝나는 6월 말께 우승팀이 가려질 예정이다.

현재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팀은 서울팀이고 그에 맞설 만한 라이벌은 광주팀. 서울은 유창혁9단을 주장으로 하여 지난해 다승왕 조한승5단, 지난해 신인왕 박영훈3단, 떠오르는 신예강호 박정상2단이 포진하고 있고 의무적으로 한명씩 참여한 여류기사도 최근 호작배 세계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윤영선2단이다. 어느 한사람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어서 우승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주팀은 조훈현9단을 주장으로 막강 신예 이세돌3단이 쌍두마차로 버티고 있어 서울팀의 질주를 막아낼 수 있는 파괴력을 갖췄다. 여기에 오규철8단과 한종진4단, 강승희초단이 합류했다.

대전팀도 서봉수9단을 주장으로 안조영7단·김성룡7단·안영길4단 등 고른 전력의 강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상승세의 여류강호 현미진2단이 가세해 호시탐탐 우승을 노리고 있고 전주팀도 부동의 축인 이창호9단을 중심으로 노련미의 강훈9단과 최규병9단, 신예 홍장식3단, 이영신3단이 가세해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대진표에서 보면 광주팀은 우승후보라고는 하지만 첫 상대인 수원팀이 주장 최명훈8단부터 여류기사 조혜연3단까지 전원 강타자여서 자칫 첫판 탈락의 변을 당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대전 팀은 껄끄러운 신예들과 여류최강 박지은3단이 버티고 있는 인천팀의 방어선을 넘어서야 한다.

제주도는 아직 프로기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서귀포팀은 그래서 중국에서 온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 부부와 미국 출신의 안달훈4단, 그리고 제주도 지역사범인 장수영9단 등 외인부대로 구성됐다. 이 대회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5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방송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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