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주 힘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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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18일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들이 뜀박질 했다. 이날 반도체 재료업체 동진쎄미켐·테크노세미켐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오성엘에스티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LCD 관련업체인 태산엘시디·레이젠 등도 함께 올랐다.

특히 모니터 제조업체인 한솔전자는 지난 한달새 주가가 1백% 가까이 상승했다. 케이씨텍도 1월 초 2천원대이던 주가가 18일에는 6천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반도체 관련주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기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회사들이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또 하이닉스가 메모리사업을 마이크론에 팔면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이 앞당겨져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그러나 올들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단기급등한 만큼 투자에 나설 때엔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주목되는 LCD업종=올해 반도체 관련주 가운데 TFD-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업종의 주가 상승이 가장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LCD 시장은 30% 이상 성장하고 실적호전 추세가 오는 200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봤다.

게다가 LCD 세계 시장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21%)·LG필립스(19%)가 올해 LCD 부문 설비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이어서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LCD 장비·부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부문에만 약 3조2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필립스도 올 1분기 중에 5세대 1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양사의 생산능력이 올해 1백% 이상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6일 LCD의 핵심부품인 조광장치(백라이트유니트·BLU)를 만드는 우영(적정주가 1만1천3백원)·태산엘시디(9천2백원)·레이젠(1만2천원) 등을 매수 추천했다.

◇실적호전 예상=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실적은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오는 3분기께 12인치 라인 설비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서도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D램사업을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설비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질 것"고 말했다.

하나경제연구소 이선태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관련주는 사업내용·기술력·반도체 대형업체와의 납품실적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닉스 매각이 변수=하이닉스가 메모리사업부를 마이크론에 매각할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마이크론이 거래선을 바꾸거나 국내 생산라인을 축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증권 차진호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인수 후 곧바로 거래선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매각실패로 하이닉스가 또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 반도체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쟁력 있는 국내업체들이 마이크론에 납품함으로써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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