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문학 흐름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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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춘천교대 교수의 첫 평론집'이라는 말에 지레 손을 내젓는 독자가 있다면 일단 책을 펼쳐 보시라. "반갑습니다. 김상욱이라고 합니다"라는 말로 시작, 곳곳에 개인적 경험이나 느낌을 녹여내고 있는 이 글은 편한 에세이집처럼 읽힌다.

월간 '우리교육'에 연재됐던 글인 만큼 대중성이 고려된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저자의 문학적 성향 탓인 듯 싶다.

이론적 깊이가 얕은 것도 아니다. 아동문학평론의 기본 소재인 방정환·현덕·이원수론에서부터 그 다음 세대로 볼 수 있는 권정생·이오덕·임길택론 등을 논함에 있어, 다루는 작품 수는 적지만 구체적인 작품 분석은 치밀하다.

무엇보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인 채인선·박기범·황선미씨의 작품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이 돋보인다. 화제작 『괭이부리말 아이들』과 『마당을 나온 암탉』을 비교·분석한 부분도 흥미롭게 읽힌다.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큰 흐름과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대중적 이론서로 권할 만하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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