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견인’ 장성택, 넘버2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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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국회)를 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김영일 내각 총리를 소환(해임)하고 최영림 평양시 당위원회 책임비서를 후임에 임명하는 등 내각을 무더기로 개편했다. 두 달 전 열린 12기 2차 회의에 불참했던 김정일은 이번에는 모습을 나타냈다.

장성택은 지난해 4월 국방위원에 처음 임명된 지 1년2개월 만에 부위원장에 올라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를 사실상 이끌게 됐다. 장성택이 북한 권력의 2인자로 부상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셋째 아들 정은(26)의 후견인 역할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의 제안에 따라 장성택 대의원을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거했다”고 전했다.

새로 총리에 임명된 최영림은 부총리와 중앙검찰소장을 지냈다. 지난해 7월 무려 9년간 공석이던 평양시 당 책임비서에 임명돼 김정일의 두터운 신임을 과시했다. 총리에서 해임된 김영일은 지난해 11월 말 단행된 화폐개혁 실패 이후 주민들에게 공개 사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경질이 관측돼 왔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내각 부총리 5명 가운데 곽범기·오수용·박명선 3명을 소환하고 ▶강능수 노동당 부장 ▶김낙희 황남 도당 책임비서 ▶이태남 평남 도당 책임비서 ▶전하철 당 중앙위 위원 등 4명을 새로 부총리에 임명했다. 또 조병주 기계공업상과 한광복 전자공업상에게 부총리를 겸임토록 해 부총리를 5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방위를 중심으로 후계문제를 뒷받침토록 하려는 김정일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장성택이 최고 실세로서 후계구축에 중심 역할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안정수가 경공업상에, 조영철 식료일용공업성 국장이 식료일용공업상에 임명됐다. 또 장성택의 측근인 박명철 국방위 참사가 체육상을 맡았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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