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엽기 영화의 선구자' 日 스즈키 감독을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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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본 감독 스즈키 세이준(木淸順)의 이름은 일본 영화가 개방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우리 관객들에게 아직 낯설 것이다.
스즈키는 쿠엔틴 타란티노·왕자웨이(王家衛)·데이비드 린치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에게 영화적 영감을 불어넣어준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그의 1967년작 '살인의 낙인'은 '천국보다 낯선'의 감독 짐 자무시가 만든 '고스트 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유명하다.
문화학교 서울이 개최하는 '폭력의 엘레지,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이 18~25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3월 2~9일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 달 창립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선보이는 첫 프로그램이다. 올해 일흔아홉살인 노장 감독 스즈키가 내한해 20, 21일 강연회 및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한다.
58년 범죄물인 '지하 세계의 미녀'로 데뷔한 스즈키는 야쿠자 영화는 물론 뮤지컬·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장르의 관습을 파괴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여 두각을 나타냈다.
폭력과 유머를 배합하고 여기에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그의 영화는 일본 영화학도들과 지식인들의 찬양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특별상영작인 '피스톨 오페라'를 비롯해 80년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지고이네르바이젠','도쿄 방랑자''육체의 문''야수의 청춘'등 15편이 소개된다.
스즈키 외에도 올해 안으로 장 뤽 고다르·앨프리드 히치콕·프리츠 랑·구로사와 아키라 등의 회고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02-595-6002. 상영 시간표는 www.cinephil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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